2011/12/26 14:48

닭집 아저씨와 박정희와 광주 My

그냥 집 근처에 있는 치킨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닭 튀김을 사갈려고 들렀다. 새로 튀겨주신다고 잠시 기다리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TV에서 저개발 국가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나오고 있었다.

'손님은 아직 젊어서 모르겠지만 우리 어릴 때엔 한국도 저렇게 살았어. 지금 티비에 저런 거 나오면 공감이 안 되겠지만 나도 막 서울 올라와서는 쪽방에 웅크리고 자고 그랬거든. 저렇게 먹을 거 없고... 박 대통령님이 잘했지. 손님 부모님 대에는 저런 거 보면 공감할걸?'

그러면서 그 시절의 어려움과 박정희 칭찬을 늘어놓으셨다.

우리 엄마가 나에게 저 시절에 대해 해 준 이야기에 박정희가 잘했다는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공장에서 지게차 몰면서 운전을 처음 시작했다는 이야기, 돼지 길러다 학비 번 이야기, 그리고 총 소리가 나면 창문 밖에서 안 보이게 웅크려 있어야 했던 이야기. 518 묘역에 가면 실로 끔찍한 자료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어렸을 때 어디선가 서울에서 서울말 쓰는 사람은 서울 사람 아니면 광주 사람이라는 농담도 들었다. 그 닭집 아저씨는 그런 말을 들어봤을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광주에서는 구 도청에 건물 높이의 현수막이 걸렸다.

요즘도 인터넷에 가끔 '전라도에서는 반 한나라당 정서가 심하다는데 정말이냐' 하는 글이 보인다. 난 의문이다. 혹시 그들은 정말로 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2011/11/21 14:09

정치적 마케팅 My

아니면 마케팅적 정치라고 해야 맞는 걸까? 뭐 어쨌든.

나는 한나라당은 나쁘거나 합리적이고, 민주당은 멍청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요즘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한나라당을 포함한 보수 진영은 지금 상당히 잘못하고 있다. 뭘 잘못하고 있느냐면, 3S 정책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왜 문화 활동을 저해하는가. 왜 게임을 막는가. 자꾸 다른 걸 못하게 하니까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 아닌가. 젊은이들이 공부하는 데, 집 사는 데, 나가 노는 데에 덜 불편하게 해 줘야, 그런 거 하느라고 보수파의 개짓에 무관심해지는 법이다. 그럴 것을, 이제 게임도 못하게 해서 아예 중딩들마저도 관심을 가지게 만드려고 한다. 무슨 조기교육 강화인가? 젊은 층 투표율이 올라가면 진보 진영이 유리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자꾸 자신들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젊은이들의 일상 속에 피력함으로써 젊은 층의 투표율을 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누가 씹어도 조용히, 그냥 찌라시 취급을 했으면 나았을 터이다.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거나 이상한 놈 취급을 하면 될 것을, 제 발로 광장에 나와서 소리친다. "쟤가 나 씹어요! 아닌데! 나 안 그랬는데! 아니라니까!" 관심 없던 사람들조차도 돌아보게 만든다. 솔직히 말해서 투표율 낮은 게 보수 진영에 유리하잖아. 그럼 아예 문제들을 이슈화시키지 말았어야지.

이건 바보짓이다. 대상 고객층을 바꾸든가, 아니면 마케팅을 잘하든가.

2011/11/21 00:51

Pareidolia My

인간은 정보가 부족할수록, 희미한 정보들을 증폭하여 자신에게 유의미한 쪽으로 해석하려 한다.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유를 설명해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문제가 불거지고 돌이킬 수 없게 된 후에야, 예전에 지적받았던 이유들을 '그것이 이유였다'라고 되뇌인다. 그러나 그 해명이 정말 그들에게 이유로써 받아들여진 것일까? 단지 그들 자신이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남들이 이유라고 말하는 것을 가져다 답안의 빈 칸에 채워놓았을 뿐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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