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S 젠북 UX303UB-R4022T

젠북이 어젯밤에 도착해서 오늘 들고 나와 보았다.


  • 전체적인 평가
맥북을 배꼈는데, 윈도우고, 그래픽 성능이 중상급임.

이 모델도 그렇고, 나중에 나온 305 모델도 그렇고, 맥북들을 대놓고 작정하고 배꼈다. 맥북을 쓰면서 딱 이런 하드웨어에 윈도우가 깔려 있고 터치패드도 맥북처럼 동작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바로 그것이 요기잉네? 금속 외장에, 가볍고, 얇고, 맥을 따라한 터치패드 동작 등 여러모로 원하던 방향이다.

305 모델이 아니고 303 을 택한 이유는, 게임도 가끔 하고 싶어서 그래픽 성능이 다소 높길 원해서임. 그래픽 성능만 아니면 305 샀을 듯. 그게 더 싸기도 하고.

  • 외장 색깔
아이시클 골드(icicle gold) 모델이다. 금색으로 결정한 이유는 이 모델만 베젤 색이 검지 않아서다. 핑크나 브라운은 베젤 색이 검고, 윗판과 다른 부위의 색상 차이가 두드러져 보이는 듯. 색이 일관된 게 더 예쁠 것 같아서 이걸로 정함. 구매 전에 리뷰를 있는 대로 찾아봤지만, 외장 재질과 특이한 마감 덕분에, 색감을 알기 힘들었다. 주문 할 때까지도 놀놀한 색이 아닐까 걱정했음.

실물 받아보고 아주 맘에 듬. 극히 은은한 색이라서 '누렇다'는 식의 느낌은 전혀 없다. 보통 생각하는 은색과 금색의 중간 정도? 상판의 원형 헤어라인이 촌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도 않음. 이런 마감은 내 취향이 아닌데도, 크게 거부감은 들지 않음.

골드 모델을 리뷰에서 찾아보기 힘들긴 한데, 내가 사진을 찍어도 이 색감이나 질감을 표현할 수 없는 것 같다. 사진을 잘 찍으면 모르겠지만 그런 사진기도 실력도 없다.

  • 무게
맥북 프로 옛날 모델을 무거운 가죽 가방에 가지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때 질려버려서, 무게가 무거운 노트북은 극혐한다. '무겁다면 그건 노트북이 아니다'하는 수준의 생각을 가지고 있음. 아주 가벼운 건 아니지만 성능과 외장 소재를 감안했을 때 이 정도 무게는 아주 준수하다고 본다.

위에 언급한 가방에 들고 나왔는데, 좀 들고 다니면 어깨에 지긋이 무게감이 들긴 한다. 그러나 노트북 무게가 가벼웠으면 하는 생각보다는, 가방이 좀 가벼운 거였으면 하는 생각이 듬.

  • 화면
나는 노트북에 광시야각이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완전히 꾸진 패널을 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차피 내가 원하는 시야각보다 넓다. 따라서 시야각에 대해서는 별다른 평가를 하지 않겠다.

색감은 엄청 좋은 건 아니라고 보지만 그렇다고 구린 건 아니다. 사기 전에 리뷰들에서 받은 느낌이 조금 고평가된 것이 아닌가 싶지만, 크게 아쉬울 정도는 아님.

국내판에 조도 센서가 없다는 말도 있었는데, 키보드 A키에 펑션으로 조도 센서 기능을 켜고 끌 수 있게 되어 있다. 동작하는 것 확인.

  • 키보드
국내 모델인데 키보드 백라이트 있음. 어디 리뷰에서 국내판은 백라이트가 없다고 그랬는데 뭔지 모르겠다. 내가 받은 물건은 한글 키보드에, 제대로 된 글자 백라이트가 동작함.

개인적으로 키감의 취향은 있으나 정식 타법을 사용하지 않는 관계로, 일반적인 타이핑 키감은 평가하지 못한다. 주변에 맥용 무선 키보드 사용자에게 비교를 요청했다. 거의 똑같은데, 맥용 무선 키보드보다 미세하게 더 부드럽게 눌러지는 것 같다고 한다.

좀 써보고 다시 평가: 맥북보단 명확히 떨어진다.

  • 터치 패드
처음에 터치 드라이버가 제대로 깔리지 않은 상태였던 것 같다. 제어판 -> '프로그램 및 기능'에서 터치 드라이버를 찾아서 복구 돌려줬더니 잘 동작하게 됨.

맥북의 것을 흉내낸 터치 방식인데, 나는 아주 맘에 듬. 기존의 윈도우의 터치 방식이 너무 구리다. 다만 다중 터치나 스크롤 등에서 조작감이 아쉬움. 윈도우에는 반응성 조절하는 옵션이 있긴 하다.

좀 써보고 다시 코멘트: 맥북의 터치감이 갑갑했었는데 그게 차라리 나을지도? 윈도우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떨어진다.

  • 그래픽 성능
체감의 기준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하자면 나는 기존에 일상적으로 두 대의 PC를 다루고 있다. 하나는 GTX780TI 가 달려 있고, 하나는 인텔 내장 그래픽이다.

나는 듀얼 그래픽 모델은 이걸 처음 써 본다. 기본적으로 자동으로 선택되는데, 엔비디아 드라이버에서 수동으로 지정해줄 수도 있다. 검토해보니 대체로 알아서 잘 선택하는 것 같아서 굳이 커스텀하지 않았음.

'파이널 판타지 14'를 깔아 놓았는데, 게임 내의 '노트북 표준 품질' 옵션 + FHD 해상도 전체화면 모드로 30프레임 정도가 나오더라. 파판의 문제인지 기기나 드라이버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낮은 해상도로 돌렸더니 그래픽과 마우스의 좌표가 어긋나서, 해상도를 낮출 수가 없었다. 파판이 터치 클릭을 개똥같이 처리하기 때문에 마우스가 필수겠더라.

인텔 내장 그래픽으로 돌 때는 뭔가 그래픽이 후진데,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건 PC도 그렇다. 내장 그래픽으로 돌 때는 발열이 그다지 없어서 팬은 조용하다.

사막 2

나는 매혹의 마법의 주인으로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수없이 많은 인간들의 욕망에 직면했다. 몇 번이고 마주치는 사이에서 나는 단 한줄기 희망을 바랐으나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새까만 밤의 사막을 걷는 것과 같은 막연함. 그러다 문득 올려다 보았을 때, 나는 별빛을 하나 보았다. 그 별을 따라 걸었다. 이내 칠흑과 같은 어둠에 휩싸이리라는 불안을 잊고 어떤 희망을 생각했다. 밤의 어둠이 깊을수록 별빛은 영롱하게 빛나는 것을 떠올렸다.

진리의 무게

화봉요원(삼국지 이야기이다)이라는 만화 내용 중에 방통이 수경선생 문하에 배우러 온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방통은 며칠이고 한 가지를 다시 말해주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사람들은 알았으니 진도를 나가자면서 닥달하고 갑갑해한다. 방통은 그냥 다 무시하고 다시 그것을 가르친다.

와우를 할 때, 플레이포럼 흑마 게시판에 어떤 글을 쓴 게 있었다. 개별 스킬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에 앞서서 스킬의 구조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거기 달린 리플들을 보고 이런 걸 느꼈었다. '이 사람들은 이해했다고 생각하는구나. 내가 보기엔 너흰 이해한 게 아닌데. 이해했다고 생각하는구나'. 플포 흑게에 쓴 글은 그것뿐이 아니었지만, 그땐 아주 선명하게 느꼈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내가 보기엔 너무나도 이상한 것이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다:

당신이 '2*3 은 3*2 과 같고, 왜 그러한가'를 글로 썼다. 사람들 반응은 뭐 이리 당연한 걸 길게 써 놨냐는 식이다. 그러고 보니 그것은 아주 정석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이다. 아차 내가 기본적인 것에 너무 심취해서 괜한 이야길 한 건가? 그런데 좀 있다가 다시 와보니 사람들이 2*3 보다 3*2 가 더 좋다며 초보에게 훈수를 두고 있다.

전술의 기본을 가르쳤을 때 그걸 이해했다며 맞장구치던 사람들이 실전에 가서 그대로 안 하는 것을, 그러다 져 놓고서는 왜 졌는지 이해도 못하는 것을, 다시 이론 얘기를 하면 그건 이미 안다고 말하는 것을, 방통은 수없이 겪었을 것이다. 그 이해의 정도를 비판해봐야 먹히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이것이 정석이다', '이것이 고금의 진리다'라고 하는 것들은 짤막한 말이라도 그만한 무게를 담고 있다. 그것들은 그만한 깊이가 있기 때문에 전해지는 말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입에 담는 그 어떤 문구가 역사를 이어가며 전해지겠는가? 당연한 것이라고 해서 가볍지는 않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


cf.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Unported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권고하건대, 퍼간다고 리플을 다시려면 어디로 퍼가는지를 밝히십시오. 아닌 경우는 쓰레기 정보에 불과합니다.